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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낙형 충북개발연구원장
새 주소제도 예상되는 부작용 미리 점검해야 한다
2013년 10월 18일 (금) 08:07:24 국토산업신문 news@kookto.co.kr
   
정낙형 충북개발연구원장
내년부터 새 주소가 정식으로 시행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쓰던 것을 새것으로 바꾸는데는 불편함과 혼란이 있게 마련이다. 주소체계의 변경은 주소표기의 간편성과 주소 찾기의 용이성을 위해서다. 사실 영미의 주소는 우편번호와 번지 도로명만 알고 있으면 주소를 찾을 수 있고, 지도에는 아주 작은 길까지 이름이 모두 표시되어 있어 지도상에서 위치를 찾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게 되어있다.

도로명 주소체계가 정착되려면 간단하게 표기할 수 있는 주소부여방식, 주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도로표지판의 설치, 그리고 모든 도로명이 지도상에 표기될 것, 이 세가지가 모두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주민들이 숙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실정을 보면 도로명 주소부여와 도로표시판 설치는 이제 어느 정도 되어 있으나 아직 지도상에는 도로명이 전혀 표기되어 있지 않다.

또 도로명 주소도 기존 주소보다 간단하지도 않은 경우도 있다. 예컨대 필자가 살고 있는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아파트의 경우 현재주소보다 훨씬 더 길다. 세 개의 도로명이 더 들어가고 동 호수는 여전히 필요해서 숫자만도 다섯 개가 필요하다.

영미식의 새 주소체계를 도입하자는 논의는 아마 김영삼 정부에서 시작하지 않았나 기억된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 해외 순방후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 제도 전반의 국제화가 필요하다는 언급이 있었다. 행정 각 분야에 걸쳐 국제화가 추진되었고 현재 도입예정인 새 주소체계도 그중의 하나였다. 당시 새 주소체계의 추진담당부처를 어디로 하느냐의 문제로 여러 번 회의가 있었는데 당시 건설교통부에서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필자는 거절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실정에 영미식 새 주소의 도입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경우 도로에 접하지 않아도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건축규제가 적으며 도로에 접하지 않은 상당수의 무허가 건물이 있어 이를 관리하기 쉽지 않다. 둘째, 공동주택이 많아서 도로명주소로 표기하더라도 어차피 건물명을 다시 표기할 수밖에 없다. 또 철거 재개발로 인한 잦은 주소와 도로의 변경으로 주소체계가 자주 바뀌어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개발이 성숙되고 지명의 변경이 적어지는 단계에 도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부동산의 매매나 법적인 목적물의 표기에는 현재의 지번체제의 주소가 어차피 필요하기 때문에 도로명 주소의 효용성도 떨어진다.

그러나 새 주소는 내년부터 도입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므로 도입시 예상되는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도로명이 모두 표기된 지도를 제작 보급하는 일이 시급하다. 둘째, 도로표지판의 정비와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 도로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나 어느 도로의 도로명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그리고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도로표지판의 정비도 필요하다. 현재 도로표지판은 목적지와 주요건물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표시되어 있지 도로명은 거의 안내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로명주소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더 간단히 표기되어야 한다. 외국의 예와 같이 시도명이나 시군구명은 생략해도 되는 주소명이 될 수 있어야 된다. 지금과 같이 긴 도로명 주소는 보다 간단하고 짧게 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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