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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사기' 조양호 구속영장…4일 영장심사
약사법·국제조세조정법 위반 등 5개 혐의…상속세 탈루는 일단 제외
2018년 07월 02일 (월) 21:44:07 허광회 기자 hkh@kookto.co.kr

수백억 원대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을 받는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안이 중대한 점, 조 회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사정 당국이 한진 총수 일가의 비리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에 나선 이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앞선 2차례는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른바 '물벼락 갑질'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둘째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반려해 영장 심사가 열리지는 않았다.

    조 회장은 부친인 고 조중훈 전 회장의 외국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고발돼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 조 회장과 그의 남매들이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잔고 합계가 10억 원을 넘는데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상속세 포탈 부분은 공소시효 등 법리적 문제가 있어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영장 범죄사실에 담지 않았다.

    조 회장은 또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이른바 '통행세'를 걷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조 회장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 처남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당시 자신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급하게 하고,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때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에서도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 회장이 변호사 비용으로 횡령한 액수가 1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조 회장은 2000년부터 인천 중구 인하대 병원 근처에 약사와 함께 '사무장 약국'을 열어 운영하고 수십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가 있다. 검찰은 이 약국이 약 18년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부정하게 챙긴 1천억 원에 달하는 건강보험료에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조 회장을 지난달 28일 불러 15시간 넘게 고강도 조사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달 4일 오전 10시 30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한다. 구속 여부는 같은 날 오후에서 이튿날 새벽 사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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